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관악산 둘레길 본문
오랜만에 관악산에 다녀왔다.
한때는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전국의 산하를 내 집 드나들듯 누비기도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산에 가고 싶다는 의욕이 확 꺾여 버렸다.
특별히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산에 가는 일이 가물에 콩 나듯 한 일이 되었지만, 그조차도 산행이라기보다는 산책에 가깝다.
그때는 앞만 보고 달리며 속도만을 우선시했다면,
지금은 천천히 주위도 한번씩 돌아보며 자연을 즐기게 되었다고 할까.
잘 뚫린 고속도로로만 가면 빠르기는 하겠지만,
일찍 도착한다고 해서 달리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듯이,
조금은 느릴지라도 구불구불한 국도를 달리면서 경치도 감상해 가며,
빈터가 있으면 가던 길 잠시 멈추어 간식을 먹거나
커피도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지금보다 젊은 시절에는 무엇이 될까에 치중했다면,
나이가 들고 보니 어떻게 살 것인가가 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두 번 살 수 있는 인생은 없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인생은 오직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질 뿐이다.
언제까지 다른 이의 눈치만을 살피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
그럴 만큼 우리의 인생은 길지 않다.
나로 인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하나라도 더 시도하고 경험하면서 진정한 '나의 삶'을 살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현충일 아침 ...
관악산을 오르는 도중 실로 오랜만에 오전 10시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께 묵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