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전설'은 '전설'에게만 본문
요즘 방송을 보며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전설'이란 단어가 오염에 가까울 만큼 남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설(legend)'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오래 전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말이나
이야기' 또는 '전설적인 인물'이라 풀이되어 있다.
내가 지적하는 부분은 바로 후자의 경우이다.
전설이란 말을 사람에게 붙일 때에는 어느 한 분야에서 좀처럼
다시 나오기 힘든 극소수의 특출한 인물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함에도 아무에게나 남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주로 가수에게 사용할 때가 많은데, 기껏해야 10년 또는 20년
남짓한 경력에 겨우 히트곡 몇 개 냈다고 해서 '가요계의 살아 있는 전설'
운운하는 걸 보면 먹던 밥이 튀어나올 것 같다.
'국민 가수', '트로트 황제'란 말도 같은 맥락이다.
오죽하면 정말로 '국민 가수'란 칭호가 아깝지 않은 모 가수가 그랬다지 않은가.
어느 기자가 그를 보고 '트로트 황제'라고 추켜주니까,
'제발 그런 수식어 좀 붙이지 마라. 아무나 보고 황제라고 하는 세상이니
오히려 불편하다'고.
동네 조기축구회에서 남다른 실력을 발휘한다고 해서
그를 두고 '한국 축구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전설'이란 단어는 '진정한 전설'에게만 부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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