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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산다는 것은

자유인。 2024. 7. 2. 05:09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냐고.

집이라고 했더니 이따가 전화하면 입구로 나와 있으라고 했다.

집으로 오라 했더니 그럴 시간은 없고, 뭔가 전해만 주고 갈 거라고.

 

얼마쯤 지나 친구가 도착했고, 차에서 웬 상자 하나를 내미는 것이었다.

시골에 다녀오는 길인데 내 생각이 나 떡 하나를 주문했노라고.

열어보니 시골 방앗간에서 뺀 쑥떡이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주고받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이사를 오면 이웃집에 떡을 돌리며 인사를 했고, 맛있는 게 있으면

콩 한 쪽도 나눠먹는 게 지난날의 우리네 삶의 풍경이었다.

혹자들은 그것을 뇌물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매도하기도 하지만,

이는 거래나 이해관계가 걸린 사이에서나 적용되는 말일뿐,

개인 간에는 정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

 

진정한 인간관계는 지속적인 주고받음의 문화 속에서만 존재한다.

내가 그랬고, 나와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가는 이들의 공통점 또한 그러하다.

오래되었어도 한평생 말로만 일관하는 관계는 풀이 자라지 않는 사막과 다름없다.

 

떡을 전해준 친구는 어려울 때 이런저런 일로 내게 구원을 요청했었고,

그럴 때마다 내 능력이 닿는 범위 내에서 다리를 놓아주곤 했었다.

친구는 딱히 표현은 안 하지만, 그만의 방식으로 가끔씩 인사를 전하곤 한다.

 

세상에 내 것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마냥 내 것만 움켜쥐고 있으면 사람이 붙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지나고 보면 그보다 훨씬 더 큰 것이 되어 되돌아온다.

더불어 사는 세상, 결국 정이란 무언가 오고 가는 가운데 싹트는 것이다.

 

친구가 전해준 쑥떡은 우리 내외만 먹기에는 양이 많아 가까운 이웃에게도 나눠주었다.

친구 덕분에 인심까지 쓸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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