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본문

바야흐로 먹방 열풍이다. 개인 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공영 방송조차 행여 그에 뒤질세라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방송 소재로 무엇을 택하든 그들의 자유지만, 너무 한 곳에만 지나치게 매몰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방송의 속성이란 게 본래 생각이 아닌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지만, 출연자들의 과장 연기에 가까운 반응은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이다.
인간은 현재보다 나은 수준의 환경을 경험하고 나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넓은 집에서 살다가 그보다 좁은 집에서 살기가 어렵고, 큰 차를 타던 사람이 그보다 아래 등급의 차를 택하기는 어렵다. 음식 역시 마찬가지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에는 먹거리의 종류나 질을 가리지 않았다. 무엇이든 다 맛있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좋아져 온갖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예전에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하던 진귀한 음식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사람들의 입맛도 점점 더 고급화되었다. 웬만한 음식의 맛으로는 대중을 감동시키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먹는 음식마다 '너 ~ 무 맛있다'며 과잉 연기를 펼치는 방송인들의 진정성은 당연히 의심을 받을 수밖에.
방송에 닷새마다 열리는 어느 오일장에서 칼국수 하나로 성공 신화를 일군 한 사장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기자가 물었다. 장이 열릴 때마다 연일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그가 말했다. " 칼국수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굳이 비결이 있다면 서로 간에 오고 가는 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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