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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자유인。 2025. 12. 31. 05:00

 

바야흐로 먹방 열풍이다. 개인 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공영 방송조차 행여 그에 뒤질세라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방송 소재로 무엇을 택하든 그들의 자유지만, 너무 한 곳에만 지나치게 매몰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방송의 속성이란 게 본래 생각이 아닌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지만, 출연자들의 과장 연기에 가까운 반응은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이다.

 

인간은 현재보다 나은 수준의 환경을 경험하고 나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넓은 집에서 살다가 그보다 좁은 집에서 살기가 어렵고, 큰 차를 타던 사람이 그보다 아래 등급의 차를 택하기는 어렵다. 음식 역시 마찬가지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에는 먹거리의 종류나 질을 가리지 않았다. 무엇이든 다 맛있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좋아져 온갖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예전에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하던 진귀한 음식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사람들의 입맛도 점점 더 고급화되었다. 웬만한 음식의 맛으로는 대중을 감동시키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먹는 음식마다 '너 ~ 무 맛있다'며 과잉 연기를 펼치는 방송인들의 진정성은 당연히 의심을 받을 수밖에.

 

방송에 닷새마다 열리는 어느 오일장에서 칼국수 하나로 성공 신화를 일군 한 사장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기자가 물었다. 장이 열릴 때마다 연일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그가 말했다. " 칼국수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굳이 비결이 있다면 서로 간에 오고 가는 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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