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과정을 즐기는 삶 본문

연기자이자 방송 진행자이기도 한 어느 작가가 쓴 책에 '여행, 천전히'라는 소제목의 글이 실렸다. 그는 두 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는 자동차 대신 버스나 기차를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운전을 해서 가면 내내 전방만 주시해야 하니 주변 풍경을 살필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기차 역시 고속열차보다는 느리게 가는 기차를 선호한다고 했다. 속도만을 우선시하면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제대로 식별하기가 어렵다고. 여행의 목적은 느림과 과정을 즐기는 것인데 목적지에 일찍 도착한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도 없노라고.
나와는 일면식이 없어도 내가 추구하는 삶의 철학과 같은 생각을 지닌 이들을 만나면 왠지 동지를 만난 듯 반갑다. 나 역시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한다. 여행을 갈 때도 기차가 주요 이동 수단이다. 기차 중에서도 가장 느린 무궁화호를 선호하며,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그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앞서 소개한 저자의 말처럼 목적지에 빨리 다다른다고 해서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우리 사회는 모든 면에서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빨리빨리'가 일상에서 습관이 되었다.
여행이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여행을 준비할 때나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이 도착한 후의 시간보다 오히려 더 가슴 설렌다. 그것을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여행자라고도 할 수 있다. 목적지에 도달해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은 길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 또한 여행과 다르지 않다. 목표지향적인 삶만을 추구하다 보면 늘 무언가에 쫓기는 마음으로 한평생을 보내게 된다. 아무리 많은 시간과 돈이 주어져도 만족할 줄 모른다. 어느 날 삶의 종착역에서 ' 왜 좀 더 즐기며 살지 못했을까 ' 후회해 봐야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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