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언어의 품격 본문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오랫동안 쓰이던 말이 어느 날 사라지기도 하고, 없던 말이 새롭게 등장하거나 기존의 용법이 바뀌기도 한다. 그에 따라 우리말의 표준어 규정도 변천을 거듭한다.
일례로 과거 문장의 어미로 쓰이는 말은 ' ~ 읍니다'가 표준어였는데, 나중에 '~ 습니다'로 바뀌었다. 규정이 바뀐 지가 이미 오래되었음에도(1988년 변경) 여전히 ' ~ 읍니다'를 고수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건 과거 학창 시절에 배운 습관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착하다'라는 말도 그렇다. 예전에는 사람의 성품을 나타낼 때만 쓰던 말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가격을 나타낼 때도 쓰이고 있다. 즉, '물건의 값이 품질이나 성능에 비해 싸다'라는 뜻으로도 통용되고 있다.
'너무'라는 부사도 그중 하나다. 과거에는 뒤에 부정어를 수반하는 말로 '너무 나쁘다', '너무 비싸다', '너무 덥다', '너무 춥다'와 같은 형태로만 쓰였다. 그러던 것이 대중들의 언어 습관이 변하면서 긍정의 의미를 지닌 문장에도 쓸 수 있게 되었다(2015년 변경). 예를 들어 '너무 반갑다', '너무 아름답다', '너무 맛있다', '너무 예쁘다'와 같은 형태로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사회에서 '너무'라는 단어가 지나칠 만큼 남발되고 있다는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들을 때마다 적잖이 불편하기도 하다. 심지어 짧은 한 문장을 말하는데 이 말을 몇 번씩이나 반복하는 경우도 보았다. 사적인 대화는 물론 방송에서까지 일상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말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 알려진 아나운서들조차 이 대열에 덩달아 동참하고 있음은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어법 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아무 때나 남발하다 보면 왠지 진정성이 결여되어 보이고, 격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 말 대신 쓸 수 있는 보다 매끄러운 대체어로는 매우, 무척, 대단히 등 얼마든지 많다. 언어의 일차적인 목적은 소통에 있다지만, 거기에 품격까지 갖출 수 있다면 한층 더 돋보이지 않을까.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차원을 넘어 말하는 사람의 얼굴과도 같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크리스마스에 관한 추억 (0) | 2025.12.25 |
|---|---|
|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할 세상임에도 (0) | 2025.12.24 |
| 거꾸로 가는 시계에서 느끼는 감성 (0) | 2025.12.22 |
| 사람을 아는 방법 (0) | 2025.12.21 |
|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 (0) | 2025.12.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