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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시계에서 느끼는 감성

자유인。 2025. 12. 22. 05:00

 

 

정도定都 600년이 훌쩍 넘은(정확히는 631년 :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수도를 개경에서 한양으로 옮긴 1394년 ~) 서울에는 동네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지니고 있다. 강남의 테헤란로처럼 고층 건물이 즐비한 초현대식 거리가 있는 반면, 용산이나 종로 일대처럼 한눈에 봐도 도시의 연륜이 느껴질 만큼 아날로그 감성이 넘쳐나는 동네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동네는 당연히 후자의 분위기를 지닌 곳이다. 현대 문명만을 보고 자란 세대에게는 다소 서글프고 누추한 느낌으로 다가올는지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에서 더 편안함을 느낀다. 얼마 전 다녀온 삼각지 용리단길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종로 어느 뒷골목에서 친구들과의 조촐한 송년회가 있었다. 예약한 식당은 입구에서부터 아날로그 분위기가 가득했다. 언젠가 이탈리아 로마 거리에서 만났던 풍경이 저절로 떠오를 만큼. 요즘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자동주문기도, 호출 벨도 없다. 오직 사람을 통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럼에도 넓지 않은 실내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여러모로 불편함이 있음에도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꼭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모양이다. 더러는 여기처럼 거꾸로 가는 시계에서 더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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