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꼭 말을 해야 알까'라는 말 본문

우리 사회는 대체로 표현에 인색하다. 꼭 말을 해야 알까, 라는 잘못된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다. 가족 간, 부부지간, 친구나 지인 사이 할 것 없이 전반적인 풍토가 그렇다. 말은 하지 않으면서 '그것도 이해하지 못하느냐'며 오히려 상대방을 탓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그 마음을 헤아리긴 근본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건 잘못된 것도 아니고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서로 간에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저마다의 다름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지금 나의 기분은 어떻다든지, 미안하면 미안하다, 고맙다면 고맙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표현의 미숙함으로 인해 좋았던 인간관계가 틀어진 경우를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목격하곤 한다.
나의 경우 여느 동년배에 비하면 비교적 그때그때 표현을 잘하는 편이다. 어쩌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신세를 진 일이 있으면 나만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마음을 전하려 한다. 상대방이 요구하지는 않지만, 그냥 있으면 내 마음이 우선 찜찜해서 못 견딘다. 아울러 그것이 인간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도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금껏 살면서 나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이들이 더러 있었다. 가능하면 내 능력 범위 안에서 내 일인 듯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려고 애썼다. 무슨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니었다. 나만의 입장을 생각해 절박한 그들의 표정을 모른 척 외면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그때만 해도 그토록 다급하면서도 간절한 듯했던 그들 중 상당수는 '무사히 화장실을 다녀온 이후' 지금까지 그에 대해 가타부타 한마디 말이 없다.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가 실체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안해 보지만, 나도 사람인 이상 인간적인 서운함은 생각처럼 쉬이 가시지를 않는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0) | 2025.12.31 |
|---|---|
| 공유지의 비극 (0) | 2025.12.29 |
| 과정을 즐기는 삶 (0) | 2025.12.27 |
| 크리스마스에 관한 추억 (0) | 2025.12.25 |
|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할 세상임에도 (0) | 2025.12.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