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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의 추억

자유인。 2022. 10. 7. 07:12

                                                                                                                       <제목 : 아궁이의 추억> - 2020. 12. 2

 

요즘은 시골에도 주거 환경이 개선되어

나무를 연료로 하는 난방 시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소재지만 시골일 뿐, 도시나 농촌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자라던 시절에는 재래식 아궁이가 전부였다.

부엌에서 밥이나 반찬을 만들 때도,

방을 덥히기 위해서도 아궁이에 일일이 불을 지피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농촌의 재산 목록 1호였던 소를 건사하기 위해 쇠죽을 쑬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엌은 어머니 영역이었지만, 쇠죽만은 나의 몫이었다.

부모님의 바쁜 일손을 도와야 하는 환경에서

다른 것들은 마지못해 억지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쇠죽을 쑤는

그 시간만큼은 나만의 휴식시간이자 '낭만시대'였다.

아궁이에 나무가 타는 사이 부지깽이로 장단을 맞춰 가며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맘껏 부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나는 왜 매일처럼 힘들게 일해야 하는

농촌 환경에서 태어났을까' 하고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었지만,

세월이 흘러 뒤돌아보니 농촌은 지금의 나의

감성을 길러준 고마운 스승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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