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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집'에서

자유인。 2023. 5. 17. 18:55

 

비교적 인내심이 강한 편인 내가 잘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음식점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것이다.

맛있는 집이라 해서 가보면 언제나 대기 인원이 길게 늘어선 곳이 있는데,

그럴 때면 먹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집을 찾곤 한다.

가까이 있다고 해서 다 가볼 수는 없는 곳이 음식점이다.

낯선 곳은 선뜻 들어서기가 망설여지고, 한 번이라도 경험이 있으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집 근처를 지나다 보면 늘 손님들로 붐비는 곳이 있었다.

언제 한 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마침내 손님들이 뜸한 시간을 틈타 경험차 들러보았다.

상호는 특별할 것도 없는 그냥 '국수집'.

메뉴는 칼국수와 수제비, 칼제비(칼국수+수제비), 잔치국수 네 가지만 팔고 있었다.

잔치국수만 4,500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5,500원이다.

이날 시킨 메뉴는 칼제비.

면을 직접 반죽해서 뽑는 듯 국수와 수제비 모두 두껍지 않고 얇아서 씹는 맛이 좋았다.

우리 나라 음식은 국물 맛을 어떻게 우려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법인데

이 집 국물은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간이 적당했고, 맛도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쯤 길을 가던 노부부가 '우리 여기서 먹고 갈까?'

라며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들어서는 모습에서 고정 팬이 많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동안 시내에 있는 전통시장 칼국숫집을 주로 이용했었는데,

앞으로는 여기와 병행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표기법 상으로는 '국숫집'이 올바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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