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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행

그곳에 가면 - 시흥갯골생태공원

자유인。 2024. 5. 12. 05:07

우리나라에서 습지로는 전라남도 순천만 습지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수도권에도 그에

못지않은 넓은 습지가 있다바로 과거 소래염전으로 활용되었던 시흥 갯골이라고 하는 곳이다.

갯골이라 하면 '갯벌을 따라 물줄기가 흘러 내려가는 물길'을 이르는 말인데여기는 특이하게

서해안 바닷물이 내륙으로 이어진 갯골을 따라 드나들면서 밀물과 썰물이 교차한다.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아직까지 모르는 이들도 많은데 나들이 삼아 가볼 만하다.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폐염전 자리를 시흥시에서 공원으로 잘 조성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시흥갯골생태공원이다.

 

 

주차 시설을 비롯하여, 잔디광장, 화장실, 휴식처, 물놀이 시설, 산책로 등을 두루 잘 갖추고 있다.

 

 

과거에 활용하던 염전은 없어졌지만,

이렇게 현대적인 모습의 염전을 새로이 재현해 놓았다.

 

 

소래염전 당시 실제로 사용했던 소금창고이다.

모두 23개 동이 있었는데, 1996년 염전이 폐쇄되면서 대부분 철거되고 지금은 2개 동만 남아 있다.

2022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생긴 물길을 갯골이라고 하는데, 이곳을 통해 바닷물이 드나든다.

여느 바다와 다름없이 밀물과 썰물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바다 갯벌에서나 볼 수 있는 농게를 비롯하여 방게, 세스랑게, 망둥어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얼마나 소리에 민감한지 작은 인기척에도 금세 자취를 감춘다.

위 사진들은 모두 근처에서 한참 동안이나 숨을 죽인 채 잠복하면서 촬영한 것들이다.

 

 

드넓은 습지 중 극히 일부만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이렇게 자연 상태로 보존이 되고 있다.

수도권에 언제 이만한 공터가 있었나 싶을 만큼 광활하다.

 

 

흙길로 조성된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향내 그윽한 찔레꽃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12년 전 하늘 소풍 떠나신 어머니를 배웅하고 올라오던 날,

이은미가 부르는 '찔레꽃'을 듣고 또 들으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새롭다.

'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 엄마 엄마 부르며 따 었다오 ~ '

 

 

공원 내에 설치된 전망대.

이곳에 올라가면 습지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갯골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생물들을 이렇게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차료가 없었는데, 최근 차단기가 설치되고 유료주차장으로 바뀌었다

(최초 한 시간 1,000원부터 시간에 따라 2,000, 3,000원 .. ).

매년 9월이면 여기에서 '시흥갯골축제'가 열린다.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괜찮고, 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습지 전체 한 바퀴를 산책 삼아 천천히 돌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대략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쉬운 점이라면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