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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을 한다는 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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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나는 단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어쩌다 언저리까지는 가 봤지만, 맨 앞자리는 늘 다른 학생의 차지였다.
거기에는 내 능력의 한계일 수도, 스스로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도,
그도 아니면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굳이 공부가 아니어도 다른 어떤 분야에서든 1등을 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가슴 뛰는 일이다.
무대가 크면 클수록 그에 따른 명예와 가치는 더 커진다.
반에서 1등 하는 것보다는 전교에서, 전교보다는 지역에서, 지역보다는 전국에서,
전국보다는 세계에서 정상을 차지한다면 그 기분은 어디에 비할 바 아니다.
운동 또한 학교에서 1등 하는 것보다는 지역에서, 지역보다는 전국에서,
전국보다는 아시안 게임에서, 아시안 게임보다는 올림픽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면
그 기쁨은 말할 수 없고, 두고두고 가문의 영광으로 길이 남는다.
혹자들은 말한다. 1등이 전부는 아니라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건 대부분 1등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의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인간이면 누구나 1등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욕심을 부린다고 아무나 거기에 다다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부 극소수의 선택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2024년도 공인회계사 최종 합격자 발표에서
놀랍게도 처조카가 수석 합격이란 영광스러운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 재학 중에, 그것도 첫 번째 도전만에 이룬 결과였다.
합격 자체만으로도 더없이 어려운 관문인데 수석이라니 ..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음 편히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음에도, 그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어린 나이에 이룬 성취여서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이모부로서 마음을 담아 축하 인사를 보냈다.
애썼다고,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인간계가 아닌 오직 신의 영역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더욱 정진해서 이 나라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큰 재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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