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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본문
옛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이번에 찾은 장소는 종로 3가로 서울 토박이 후배가 안내를 맡았다. 예전에 열심히 다녔는지 나에 비하면 서울 지리를 꽤 속속들이 잘 아는 편이다. 어느 지역이든 스스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지 않으면 그냥 살 뿐 이방인이나 다름없을 때가 많다.
흔히 종로 하면 그저 뭉뚱그려 종로인 줄만 알지 구체적으로 어떤 동네가 있는지까지 꿰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종로 3가에 관한 지식으로는 귀금속 상가, 탑골공원이 있는 곳, 또는 창덕궁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라는 정도가 전부였다. 대개 대로만을 통해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고, 특별한 일이 있지 않으면 뒷골목까지 탐색할 일은 거의 없었다.
종로구 익선동. 동네 이름이야 익히 들어봤지만, 위치상으로 거기가 정확히 어딘지는 알지 못했다. 여기를 가려면 종로3가역 5번 출구를 빠져나와 송해 거리(전국노래자랑 사회자로 유명한 .. 생전에 고인이 국밥을 먹으러 자주 들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 듯)를 지나면 곧바로 만날 수 있다. 서울에 이런 데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골목과 한옥이 적절히 어우러져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이들 찾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젊은이들에게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해외에도 꽤 알려졌는지 외국인들의 모습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이 일대는 2018년 한옥 보전 지구로 지정된 후, 2019년부터 레트로 감성의 시간 여행지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피맛골을 비롯한 서울의 오랜 역사가 서린 곳들을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 부수기만 하는 당국의 정책에 불만이 적지 않았는데, 이처럼 그렇지 않은 곳도 있음을 알게 되어 내심 반가웠다. 서울 시내에 나오면 광화문, 경복궁, 종각 등도 좋지만, 색다른 익선동 뒷골목을 더듬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행여 젊은 세대에게 눈치가 보이거든 한옥거리 건너편으로 넘어오면 괜찮은 선술집과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나의 개인적인 시각으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종각 뒤편 관철동이나 광장시장보다는 이곳 분위기가 한결 나아 보인다.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 .. 새로운 곳을 알게 되었으니 시간 여행 삼아 이따금씩 들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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