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그곳에 가면 - 서울 남산공원 본문
대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나의 행동반경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집이나, 학교, 어쩌다 종로를 나가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렇다고 특별히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다. 오랫동안 시골이라는 좁은 공간에서만 살다 보니 다른 세계에 대한 사고 확장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이유가 그중 하나요, 누군가 앞에서 나를 이끌어 주는 이도 마땅히 없었다는 점, 게다가 당사자인 나 또한 워낙 세상을 모르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던 시기였다.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갖게 된 건 내 나이 마흔을 전후한 시점이었다. 내 인생 내가 사는데 왜 남들 눈치를 살피며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우연한 기회에 사진의 세계를 접하게 된 것이 결정적인 기폭제가 되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확고한 나만의 철학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들이 발전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서울살이를 꽤 일찍부터 시작했으면서도 서울의 중심이라는 남산을 한 번도 올라가 보지 못한 건 그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난생처음 나만의 자유 의지로 남산에 오른 건 코로나 시국이 닥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서울에 그토록 오랫동안 살면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너무나도 모른다는 처절한 자각과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수도 서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남산을 비롯하여 지금껏 가보지 못한 서울 시내를 하나씩 돌아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도 바로 그 시점이었다.
이후, 남산은 내가 즐겨 찾는 주요 놀이터 중 하나가 되었다. 내가 꼽는 남산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리 높지 않은 데다, 여기만큼 서울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외국 관광객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서울에 있으면서 마치 해외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다. 올라가는 길도 다양하다. 명동을 비롯하여 남대문, 장충동, 혹은 이태원 방면 등 곳곳으로 산책 코스가 다양하게 잘 조성되어 있어 각자의 기호나 형편에 맞춰 즐길 수가 있다. 어디서든 편리한 지하철로 닿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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