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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

자유인。 2025. 1. 20. 05:06

 

 

가끔씩 만나는 이웃이 그랬다. 퇴직금으로 모 투자 상품에 가입해서 운용 중인데 수익률이 괜찮으니 당신도 한 번 해보라고(그는 오래전 모 펀드에 목돈을 투자했다가 크게 실패한 적이 있었다). 내가 그랬다. 돈 버는 재주가 없는 나 같은 사람은 남들 따라 함부로 덤볐다가 수익은커녕 실패할 확률이 더 높기에 위험 자산에 투자할 생각은 없노라고. 넉넉하지는 않아도 우리 내외 밥 먹고 살 정도는 되니까, 앞으로 남은 삶은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기보다 오직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데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이 나이에 자칫 넘어지고 나면 다시는 일어서기 어렵다고.
 
무언가에 투자해서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며 주변에 함부로 권하는 이들을 종종 보곤 하는데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본인으로서는 상대방에게 좋은 일 한다는 생각에서 하는 건지 모르지만, 기대와 달리 원망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본인이 그로 인한 손실을 책임질 수 없다면 본인 선에서 그쳐야 한다. 평생을 두고 이어질 '당신 때문에'라는 원망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이 세상 많은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 중 하나는 단 하루라도 돈 걱정 없는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 늘 사람들로 붐비는 복권 판매소가 있다. 1등 당첨자가 여러 차례 나온 '명당'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말이면 복권을 사려는 이들로 긴 줄이 이어진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그들의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대박을 터뜨려 '떵떵거리며' 한번 살아보겠노라고. 더 이상 통장의 잔고 살피는 일 없이 사고 싶은 것 맘껏 사고, 먹고 싶은 것 원 없이 먹으며,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가보겠노라고.
 
나 또한 전날 밤 꿈이 좋을 때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왠지 부정을 탈 것 같은 생각에) 아침 일찍 한두 장의 복권을 사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기다린 적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대부분 꽝이거나, 기껏해야 새 복권으로 한 번 더 교환할 수 있을 정도의 결과만이 반복되면서, 이후 복권 판매소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허황된 꿈에 기대어 세월을 허비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현실적인 노력을 하나라도 더 하자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세상을 사는데 돈이 너무 없어도 안 되지만, 오직 돈만이 인생의 유일한 목적이 되는 것도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돈만을 좇다 보면 의도한 만큼 버는 이들도 있겠지만, 벌기는커녕 도리어 가진 돈마저 다 날리고 땅을 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걸 보면 어쩌면 돈에도 저마다의 팔자나 운명이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 번 왔다 가는 인생인데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돈에 관한 나름대로의 철학을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삶의 행복지수 또한 그에 따라 좌우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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