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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다방이 대세인 도시

자유인。 2025. 3. 8. 03:52

 

 

카페 문화의 등장과 더불어 한때 영화를 누렸던 다방 문화는 무대 뒤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일부 지방 소도시에 가면 더러 남아 있기는 해도, 대도시에서는 어쩌다 가물에 콩 나듯 한두 군데 발견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지금껏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대전에 내려가 보고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현실을 함부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대전역 근처를 둘러보던 중 신기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 시대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다방 간판이 자주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쩌다 한두 군데 있겠지 싶었는데, 고개를 돌릴 때마다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워낙 특이한 풍경이라 인근 골목을 좀 더 둘러보았는데 단순히 몇 군데 정도가 아니었다. 사진에 보이는 간판은 극히 일부일 뿐,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다방들이 있을 수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대전은 인구 140만이 넘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인데, 이런 흔치 않은 현상의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규모 면에서 비교조차 안 되는 내 고향에서도 볼 수 없던 풍경이다. 어디든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따르는 법인데, 요즘의 카페보다는 다방을 선호하는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 아닐까? 추측건대 오랜 세월 다방 문화와 시대를 함께해 온 장년층이 주된 고객일 테고, 오늘날의 카페보다는 가격 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어디나 다 똑같을 것 같은 도시의 풍경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미처 생각지도 못 한 그곳만의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음은 여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이다. 다음에 내려갈 기회가 있으면 현지 다방에 직접 들러 과거와는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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