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명예냐, 현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본문

글쓰기

명예냐, 현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자유인。 2025. 3. 11. 04:36

 

 

음식점의 등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미슐랭 가이드라는 것이 있다. 본래는 프랑스 타이어 제조 회사인 미쉐린(Michelin)에서 타이어 판매 촉진 목적으로 시작된 것인데, 1926년부터 식당 평가팀을 파견하여 등급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여기에서 하나라도 별점을 받으면 그 자체로 더없는 명예가 되고, 최고 등급인 별점 세 개를 받으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따금씩 한 번씩 사 보는 주말판 신문에 국내에서 유일한 미슐랭 3스타 식당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3스타 레스토랑은 이전까지 국내에 모두 두 곳이 있었는데, 하나는 2년 전, 또 다른 하나는 작년에 문을 닫은 뒤, 올해 새롭게 한곳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것이다.

 

미슐랭 가이드 등급은 획득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까다롭다는 뜻이다. 어렵게 별점 3개를 받은 식당이 문을 닫은 건 경영난 때문이었다고 한다. 기사의 주인공 역시 미슐랭 식당 하나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그것을 주력으로 제2, 제3의 수익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미슐랭 등급만 있으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손님이 저절로 몰려올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앞서 문을 닫은 두 곳도 얼마나 치열한 과정을 거쳐 모두가 선망하는 최고의 등급을 받았을 텐데, 안타까운 결말을 맺고 말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명예와 실제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술계 종사자들이 한결같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작품성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대중성을 지향할 것인지가 바로 그것이다. 전자만을 앞세우다 보면 작품성은 좋을지 모르지만, 대중으로부터는 외면을 받게 된다. 대중성을 우선시하게 되면 품질 면에서는 다소 불만이 있을지라도, 수익 면에서는 훨씬 더 쏠쏠하다는 것이다.

 

요식업 종사자들에게는 다시없는 명예인 미슐랭 가이드 역시 예술인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명예만을 앞세우자니 배가 고프고, 수익만을 앞세우자니 품질을 소홀히 하게 되니 말이다.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본인들의 판단이요, 몫이 아닐까?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명소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3) 2025.03.12
이 세상 누군가는  (1) 2025.03.09
아직도 다방이 대세인 도시  (3) 2025.03.08
우리가 몰랐던 사실  (2) 2025.03.07
대전에서 만나는 두부두루치기  (2) 202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