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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명소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자유인。 2025. 3. 12. 01:30

 

 

대전광역시는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대도시다. 행정상으로는 분리가 되어 있지만, 다 같은 충청도 지역이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억양을 지니고 있다. 충청도 말씨 중 타지인들이 흉내를 내는 억양은 주로 예산, 홍성 지방의 것인데, 대전 억양은 그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참고로 나는 각 지방의 사투리 억양을 직접 다 구사하지는 못해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지역의 사투리를 남도, 북도, 내륙 지역 등으로 구분하여 어느 정도 식별할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다.

 

교통도 사통팔달이라 어디서든 쉽게 닿을 수 있다. 오래전 지방에서 서울로 오가는 기차가 대전역에 정차를 하게 되면 역 구내에서 가락국수를 팔던 주인이 기차 안을 돌며 '정차를 하는 동안 잠시 내려서 맛있는 가락국수 한 그릇 드시고 가라'며 외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실제로 무슨 연유였는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 기차가 대전역에 머무는 시간은 다른 역에 비해 유난히 길었다.

 

대전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하나만 들라고 하면 아마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같은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바로 빵 전문 업체인 '성심당'이다. 얼마 전 대전역점 임대료 문제로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 터라 더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모처럼 대전에 내려간다고 하니 아내가 올라오면서 성심당 빵 좀 사 오면 좋겠다고 했다. 분부를 받들어 돌아오는 길에 대전역점부터 가 봤다.

 

세상에나 ~ 네상에나 ~ 이런 걸 일컬어 인산인해라고 하는 걸까. 워낙 많은 이들이 몰리다 보니 역사 로비에 대기 장소를 따로 만들어 직원이 차례대로 한 명씩 입장을 시키고 있었다. 그것도 정문, 후문으로 나누어.. 많은 정도가 아닌, 구름에 가까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전역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본점은 어떤지 살펴봤는데, 거기에 비하면 대전역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연휴를 맞아 전국에서 몰려든 듯했다. 대한민국 양대 빵집이라고 하는 군산 이성당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요즘 유행한다는 '빵지순례객'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 분명해 보였다. 중장년층보다는 청춘남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그런 심증을 더욱 부채질했다. 결국 아내에게 '구매 불가'를 알릴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그나마 다소 수월하게 빵을 구매했던 때는 이른 아침이었는데, 그때는 기다리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한산한 편이었다. 비록 사기업이긴 하지만, 도시를 대표할 만한 이런 명소가 하나쯤 있으면 지자체 입장에서도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성심당 얘기가 나오자 주인이 그랬다. 벌기도 많이 벌지만, 지역을 위해 좋은 일도 많이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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