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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 .. 그리고 여기 ..

자유인。 2025. 4. 4. 03:30

 

 

생각하지 않으면 쓸 수 없고,

쓰지 않고 지난 하루는

흩어져서 인생에 없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생을 나아지게 만들고 싶다면

생각을 글로 써서 머리도 알게 하라.

- 김종원,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중에서 -

 

 

어느 노배우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배우란 자고로 무대에 있을 때만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무대에 서지 않는 배우는 더 이상 배우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때 몇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찍었지만, 이후 수십 년간 이렇다 할 배역이라고는 맡아본 적 없는 사람이 자신의 직업은 배우라고 떳떳이 말할 수 있을까.

 

어쩌다 한두 곡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이후 수십 년을 어떤 신곡도 발표한 적 없는 사람이 자신의 직업을 가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이는 한때 그럴듯한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중도에 사업을 접은 뒤 나머지 몇십 년을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지내는 사람이 본인의 직업을 여전히 사업가라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오늘의 이야기는 없이 마냥 '흘러간 노래'만을 읊조리는 사람은 말하는 본인도 구차해 보이고, 듣는 사람도 식상하다. 한 번 본 영화나 드라마를 사람들은 다시 보지 않는다. 한 번 읽은 소설 역시 재차 읽지 않는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 더 이상의 설렘이나 기대감을 가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글쓰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 역시 한 번 올린 내용을 되도록이면 거듭해서 올리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나간 시간을 애써 무시하거나 잊을 필요는 없지만, 언제까지 '왕년'에만 매달려 사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새로운 소재나 이야깃거리가 없다는 건 삶이 그만큼 단조롭다는 뜻이다. 그것은 날마다 쉼 없이 두레박을 길어야만 퍼올릴 수 있는 우물물과도 같다.

 

어쩌다 반짝했던 젊은 날의 영화로만 온 세월을 버티기엔 우리의 남은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과거에 무엇을 했든, 어떤 지위에 있었든 그보다 중요한 건 '바로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느냐가 아닐까? 그래야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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