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이맘때면 만나는 풍경 하나 본문

한동안 이어지던 따뜻한 날씨가 불과 하룻밤 사이 다시 겨울이 찾아온 듯 수은주가 급강하했다.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옷차림도 바야흐로 봄인 듯 가벼워졌건만, 느닷없이 닥친 한겨울 같은 추위에 하나같이 잔뜩 움츠린 모습에 종종걸음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내 눈에 들어오는 흥미로운 풍경이 하나 있다. 이번처럼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넣어두었던 방한복과 방한용품을 다시 꺼내 챙기는 게 정상인데, 많은 이들이 그럴 생각을 않는다는 점이다.
이날도 그랬다. 지방 여행을 떠나면서 그냥 나서면 안 되겠다 싶어 얼마 전 넣어둔 외투와 목도리와 장갑을 다시 꺼내어 챙겼다. 길을 나서 보니 대부분의 행인들이 겨울 같은 날씨임에도 봄 차림에 가까운 모습으로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나는 나름대로 대비를 한다고 했음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인데, 그렇지 않은 이들이야 오죽할까.
전철 승강장에서 만난 어느 젊은 엄마는 자신조차 방한이 부실한데도 본인의 겉옷을 벗어 추위에 떨고 있는 두 어린 아들을 먼저 감싸는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발휘되는 위대한 모성애 .. 챙겨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 역시 다른 이들처럼 하루 종일 추위에 떨며 연신 콧물과 재채기에 시달릴 뻔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간절기는 옷 입기가 참으로 애매하다. 겨울 차림을 고수하자니 그렇고, 봄옷으로 완전히 변신하자니 또 그렇다. 추위가 다 물러갔다고 방심하는 순간 예고 없는 불청객(꽃샘추위)이 찾아든다. 겨울보다는 요즘 같은 시기에 감기 환자가 부쩍 더 많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게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계절은 어느새 봄을 넘어 여름으로 훌쩍 담을 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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