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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그곳에 가면 - 서울 남산

자유인。 2025. 4. 28. 04:06

 

오늘날 천만 인구가 살고 있는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가 된 데는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392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그로부터 2년 뒤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를 하면서 현재에 이르렀으니 올해(2025년 현재)로 꼭 631년째를 맞이하는 셈이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역사 유적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어느 도시보다 생활환경이나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일찍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으면서도 남산에 올라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생활을 막 시작한 어린 나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앞에서 이끌어 주거나 가르쳐 주는 이가 없다 보니, 학교를 오가는 일을 제외하고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해 본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없었다.

 

다행히도 세월이 흐르면서 오랫동안 잠재되어 있던 내면이 어느 순간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뒤늦게나마 갇혀 있던 좁은 새장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여전히 과거의 나처럼 답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기에.

 

그 부끄러운 기록을 깬 것은 불과 몇 년 전, 코로나의 악몽이 막 시작된 시점이었다. 몇십 년을 살면서도, 수도 서울의 중심이라고 하는 남산을 한 번도 오르지 못 한 것이 나 자신에게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었고, 남산에게도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발길을 트자, 그때부터 남산은 어느 곳보다 친근한 나만의 나들이 장소로 변모했다.

 

남산은 서울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이 경복궁과 더불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동남아나 유럽 어디쯤인가 싶을 만큼 외국인들로 붐빈다. 해발이 270미터에 불과하니까 느린 걸음으로 올라도 3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걷는 게 불편한 이들을 위해 케이블카도 운행되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풍경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 마치 파리 몽마르트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일부 닮아 있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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