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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 제천에 가다 본문
가까운 이웃과 부부 동반으로 충북 제천과 단양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을 사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오면서 알게 된 후 벌써 20년 가까이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아는 이들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마음을 담아 소통할 수 있는 관계는 드문 현실에서 이보다 감사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제천은 충청북도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로 약 12만 8천 명의 인구를 품고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중소 도시 규모로 인구 10만을 채 넘기기가 어려운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이 같은 숫자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제천 시내를 다녀보면 여느 지방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위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제천하면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의림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상주의 공검지, 김제의 벽골제, 밀양의 수산제와 더불어 삼한시대 4대 저수지 중 하나로 알려진 곳인데, 그중 현재까지 유일하게 그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저수지 둘레의 총 길이는 1.8km로 곳곳이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어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주차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주변에 분위기 있는 식당과 카페도 많다. 많은 이들에게 제천은 그저 통과하는 도시 정도로만 인식이 되고 있지만, 직접 들어와 보면 의외로 매력이 많은 곳이다. 이날 함께 간 이웃 역시 평소 여행을 비교적 많이 다니는 편인데도 제천 시내를 들어온 것도, 의림지를 본 것도 난생처음이라고 했다.

의림지 바로 앞에는 이처럼 멋진 역사 박물관도 있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간미와 건축미를 잘 살린 건물이다.

제천에서 지나치면 안 되는 또 다른 명소 중 하나는 비봉산 전망대. 충주호 중심에 있는 비봉산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단연 첫손에 꼽을 만한 환상적인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날 같이 간 이웃은 여기가 처음이라고 하면서, '우리나라에 이런 데가 있는 줄 미처 몰랐다'라며 연신 놀라워했다. 여기를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로, 하나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 또 다른 하나는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인데,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다만 출발점이 다르다. 개인적인 경험에 기준하면 케이블카는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좀 더 아찔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급경사를 오르는 모노레일을 타보는 것도 괜찮다(위 사진은 2024년 7월 촬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는 2년에 한 번씩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을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는데, 비봉산 전망대는 그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위 사진에 보면 '청풍호'란 말이 등장하고 있는데, 다 같은 충주호임에도 충주에서는 '충주호', 제천에서는 '청풍호'로 각각 부르고 있다.

청풍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는 떡갈비. 조금 과장하면 한 집 건너 하나씩 있을 정도로 많다. 이날 우리가 점심으로 선택한 메뉴는 <울금떡갈비+울금돌솥밥정식, 1인당 26,000원>으로 가성비가 괜찮은 편이다. 떡갈비와 된장을 제외한 나머지 반찬은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자유롭게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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