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내가 꼽는 시대의 명곡 본문

글쓰기

내가 꼽는 시대의 명곡

자유인。 2023. 4. 30. 20:20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가요를 흔히 대중가요 또는 유행가라고 부른다.

클래식을 비롯한 다른 장르의 음악에 비하면 청중의 폭이 비교적 넓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쉬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어느 세대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의 하나는

어떤 가수의 무슨 노래를 들으며 자랐는가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역대 어느 가수가 최고인가를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다.

각자의 개성이 다르고, 그것에 대한 관점 또한 백인백색이기 때문이다.

각자가 추구하는 음식과 입맛이 다르듯, 저마다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는

취향의 문제일 뿐, 다른 누가 평가할 수도, 이러쿵 저러쿵 말할 것도 아니다.

대중에게 인기가 좋은 노래라고 해서 반드시 작품성까지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다.

작품성은 떨어지는데도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 노래가 있는 반면,

작품성은 더없이 훌륭한데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 이를 데 없는 노래도 얼마든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악인들은 대중성을 추구할 것인가, 작품성을 추구할 것인가를 두고 늘 고민이 많다고 한다.

다만 한 가지 - 동시대에 인기는 얻었지만, 세월이 흘러서도

남을 만한 가치가 있는 노래인가, 하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시대마다 대중가요 명곡들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대한민국 가요사 OOO대 명곡'이란 이름으로 이런저런 곡들을 선정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곡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곡도 있다.

한편으론 그것들에 대해 순위나 번호를 매긴다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 다른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인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시대별로 꼽는 명곡들은 많다.

일일이 다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그 중의 하나를 망설임 없이 택한다면 '지금'이란 곡을 들 수 있다.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이 가사를 쓰고, 조영남이 곡을 붙인 노래다.

가사를 보면 어떻게 저리도 애절할 수 있을까 싶은데,

조영남이란 음악인이 가사보다 더 절절한 멜로디를 아름답게 잘 붙였고, 노래 또한 그에 못지않게 잘 불렀다.

전주와 간주에 들어가는 피아노 선율이 노래의 맛을 한껏 더 배가시켜 주고 있다.

이런 노래는 세월이 지나도 시들지 않는 클래식처럼 대중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것이라 믿는다.

적어도 이런 정도의 음악을 나는 감히 '명곡'이라 이름 붙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명곡이란 가사와 멜로디, 가수의 노래 3박자가 동시에 어우러질 때만이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몇몇 다른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만,

원곡 가수인 조영남이 부른 것만큼의 감동을 느낄 수는 없었다.

 

지금

(1985)

김수현 작사

조영남 작곡

지금 지금 우리는 그 옛날의 우리가 아닌 걸

분명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너도 알아

단지 지금 우리는 달라졌다고 먼저 말할 자신이 없을 뿐

아 ~ 저만치 와 있는 이별이 정녕코 무섭진 않아

두 마음에 빛바램이 쓸쓸해 보일 뿐이지

진정 사랑했는데 우리는 왜 사랑은 왜 변해만 가는지

지금 지금 우리는 그 옛날의 열정이 아닌 걸

분명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너도 알아

단지 지금 우리는 헤어지자고 먼저 말할 용기가 없을 뿐

아 ~ 저만치 와 있는 안녕이 그다지 슬프진 않아

두 가슴에 엇갈림이 허무해 보일 뿐이지

아닌 척 서로 웃으며 이젠 안녕 이젠 안녕 돌아서야지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를 가늠한다는 것  (3) 2023.05.03
현금 무용 시대(現金無用時代)  (6) 2023.05.01
엄마의 존재  (3) 2023.04.29
격세지감  (2) 2023.04.28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오면  (1)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