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손전화가 가져온 변화 본문
배터리 교체를 위해 시계점에 들렀다.
2년 정도에 한 번씩 갈아야 하는 소모품인데 그 사이 무려 60퍼센트나 올라 있었다.
인상 요인이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
물가 인상이 어느 한두 가지 상품에만 적용된다면 모르겠지만
한 번 들썩이면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다 보니 그때마다 서민들의 부담이 작지 않다.
한때 손목시계는 누구에게나 하나씩 있어야 하는 생활 필수품이었다.
등교 시간 확인을 위해, 출근 시간에 맞추기 위해,
그리고 연인과의 약속 시간을 확인할 때도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시대 상황에서는 시계 하나를 장만하기가 부담스러운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 이들은, 길을 가는 행인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며 시간을 확인해야만 했다.
그러나 손전화가 등장하면서 풍경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물론, 원하는 건 무엇이든 손전화 하나로 다 해결이 가능하다 보니 시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까닭이었다.
그로부터 손목시계를 착용하는 이들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나 역시 손전화를 소지하면서부터 한동안 시계를 멀리했었다.
하나의 장비로 다 볼 수 있는데 굳이 시계까지 필요할까, 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매번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다.
비로소 손전화와는 별도로 시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급기야 10년 가까이 서랍에 넣어 두었던 시계를 다시 착용하기 시작했다.
불과 4~5년 전이다. 몸에 별다른 치장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시간을 보는 용도 이외 장식의
목적도 겸하면서, 두 개를 가지고 각각의 용도에 맞게 번갈아가며 착용하고 있다.
시계점 사장님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 하나.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시계를 생산하는 나라는 스위스와 일본 두 나라밖에는 없다고.
과거 한국에 있던 시계 회사들은 경쟁력이 없어 대부분 문을 닫았고,
그들이 판매하던 제품은 생산품이라기보다는,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와 조립하는 수준에 불과했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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