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자연에서 만나는 예술 본문
4, 50대가 되면 흔히들 골프라는 운동을 즐기곤 하는데 나는 아예 시작을 하지 않았다.
한두 번 흉내는 내봤지만, 도무지 재미를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투자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이내 마음을 접고, 그 시간에
차라리 나의 적성에 맞는 다른 취미를 계발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쪽에
집중했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결과적으로 잘한 것 같다.
골프 치는 이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골프 용어를 몇 마디 읊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의아한 듯 묻는다.
'골프도 안 치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용어들을 아느냐'고.
그러면 나는 되묻는다. '당신은 축구 선수도 아닌데 어떻게 핸들링이나 코너킥 같은 축구 용어를 아느냐'고.
수많은 스포츠 종목 중에서 직접 그 운동을 즐기거나 선수 경험이 있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특정 운동을 좋아하는 건 '하는 것과 보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노래는 잘하지 못 해도, '귀는 명창'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그렇듯 나는 예술을 할 줄은 모르지만 관심은 많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이들은 무심히 지나치는 것도 내 눈에는 곧잘 띄곤 한다.
아침 산책을 즐기던 중 발에 웬 돌덩이 하나가 걸렸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돌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니 자연이 빚은 '예술 작품'이었다.
마치 누가 그리기라도 한 것처럼 순한 표정의 동물 머리 형상 하나가 들어 있는 게 아닌가.
그대로 방치하면 '세기의 걸작' 하나가 소리도 없이 사라질 것 같아 일부러 챙겨 왔다.
식구들에게 보여줬더니 딸은 무섭다고 했다.
글쎄 ... 어디를 보고 무섭다는 걸까?
아마도 내가 보는 포인트와 딸이 보는 포인트가 서로 달랐던 모양이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살펴보니 아래쪽으로 반쯤 가려진 사람 얼굴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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