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클래식의 향기 본문
내 가슴에는 언제나 클래식을 향한 그리움의 강물이 흐른다.
뭐라고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보고 있으면 옛 친구를 만난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얼마 전 처가에 내려갔을 때, 장모님께서 줄 게 있다며 무언가를 건네셨다.
지금은 사라진 일본의 야시카 ELECTRO 35 필름 카메라였다.
나는 야시카란 브랜드를 알지 못한다. 내가 사진에 관심을 가지기 훨씬 이전에 나온 제품이라 더더욱 그렇다.
자료를 찾아보니 1966년에 출시된 제품이다.
야시카란 회사는 1949년에 창업해서 1983년까지 영업을 하다가, 이후 교세라에 흡수가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카메라를 갖고 계시느냐 여쭤 봤더니, 어찌어찌 사긴 했는데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하신다.
저 당시 카메라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서울에 사는 이모가 시골에서는 구경조차 힘든 카메라롤 들고 와서는
우리 형제들을 동네 이곳저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사진을 찍어주던 기억이 새롭다.
예전에는 카메라가 귀하다 보니 학교마다 전속 사진사가 있었다.
소풍이나 여행 같은 주요 행사가 있을 때면 그가 항상 전담으로 우리들 사진을 찍어 주었다.
잘은 모르지만 장모님의 저 카메라는 생김새로 보아 적지 않은 금액을 주셨을 거라 짐작이 된다.
이제 이런 카메라는 골동품 가게나 벼룩시장, 또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한 번 구입하고 나면 먼지 청소 외에는 특별히 관리할 것이 없는 데 반해,
필름 카메라는 장비도 비쌌지만 소모품인 필름이 부수적으로 늘 필요했다.
필름에는 두 종류가 있었는데 24판짜리와 36판짜리가 그것이었다.
결과물을 보기 전까지는 찍힌 상태를 확인할 길이 없어,
매번 그 많은 사진을 다 인화해야 하다 보니 불필요한 지출이 많았다.
요즘 장비와 비교하면 다소 투박한 감이 없지 않지만,
디지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클래식만의 고유한 질감과 분위기가 담겨 있다.
그것을 잊지 못해 지금도 필름 카메라만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시대의 조류가 워낙 빠르게 바뀌다 보니 한때 영화를 누렸던 사진 관련 업종은 사양산업이 되었다.
수십 년 간 세계 시장을 지배했던 필름 회사가 문을 닫을 줄 누가 알았으랴.
그러니 사업을 하는 이들은 지금 당장 괜찮다고 해서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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