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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렬한 최후

자유인。 2024. 8. 15. 05:27

 

 

얼마 전 '도망가지 않는 매미(2024. 7. 23)'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요즘 매미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어쩌다 그런 녀석들이 있겠지 싶었지만, 이후에 만난 다른 매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결코 잘못 본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전히 때를 가리지 않고 매미는 도처에서 울어댄다.

잠시라도 쉬었다 울어주기를 바라지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일방적으로 듣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매미는 알에서 깨어나 땅속에서 몇 년(5~7년 또는 10년 설이 있음)을

지낸 후 밖으로 나와 몇 주 또는 길어야 한 달 정도를 살다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감하는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아침 산책에 나섰던 길에 우연히 길가의 나무를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잔뜩 달라붙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이미 생명이 끊어진 곤충이었다.

속은 텅 비고 껍질만 남은 그 숫자는 이 나무, 저 나무마다 셀 수 없이 많았다.

놀랍게도 죽은 매미였다.

 

채 한 달이 되지 않는 짧은 생을 저렇게 마감하는구나 싶어 왠지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인간은 100년을 산다는 세상에 겨우 한 달 만에 ..

내가 그들을 돕는 방법은 다소 시끄럽더라도 참는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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