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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타이밍 본문
2024 파리 올림픽(2024. 7. 26~8.11)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84년 LA 올림픽 이후 최소 인원으로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영국에 이은 전체 8위라는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거두었다. 국토 면적으로
세계 109번째인 작은 나라로서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 금메달리스트의 폭탄 발언으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경색되고 말았다.
오랫동안 올림픽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선수나 코칭스태프 및 관계자
모두는 졸지에 죄인 아닌 죄인이 되고 말았다. 도쿄 대회(2021)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맞이한 축제 분위기를 채 즐겨보기도 전에 생각지도 못한 돌발변수를 맞이한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이나 내용의 진위 여부는 여기서 논할 사안이 아니다.
제3자 입장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단할 수도 없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발언의 시점에 관한 것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금메달을 딴 그 순간이 발언의 무게감이나 영향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심각한 판단의 오류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는 직업 체육인들의 축제이기에, 그 축제의
분위기나 여운을 충분히 즐긴 다음에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이번에 당사자가 이룬 성과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지만, 본인의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묻히고 말았다. 애쓴 다른 선수들의 성과까지 말이다.
같은 말이어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나의 경우 현직 시절 상부에 건의 사항이나 의견이 있을 때면 개인적으로 별도의
면담 신청을 통해 그것들을 개진하곤 했었다. 뜻이 받아들여질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애초부터 다 수용될 거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적지 않은 부분들이 개선되었음은 물론이다.
우리 스포츠계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남다른 기량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날개를 펴 보지도 못한 채 도중에 접어야 했던 사례가 적지 않다.
원인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개 지나친 자기주장이나 조화의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례 역시 그 점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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