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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사랑의 방식

자유인。 2024. 8. 10. 05:03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북유럽에 있는 섬나라로 국토 면적이 남한과 거의 흡사한데,

인구는 37만에 불과하다. 전체 면적 중 농작물을 경작할 수 있는 땅은

1퍼센트 남짓으로 넓이에 비해 활용도는 극히 떨어지는 편이다.

 

내용 중 동거 제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나라는 남녀 간 동거 제도가 일반화되어, 법적으로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 결혼에 준하는 수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한다. 동거 중

아이를 낳기도 하고, 살다가 서로 인연이 아닌 것 같으면 헤어지기도 한다.

 

현직 시절 유럽에서 온 거래처 직원들과 대화 중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같이 산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같이 산다'가 무슨 뜻일까 싶었는데

동거라는 의미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비단 아이슬란드뿐만 아니라

유럽에는 이런 문화가 자연스럽다고 한다.

 

그에 반해 다소 보수적인 우리나라는 이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사례가 아주 없지는 않다.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주변에서도

가끔씩 목격하고 있고, 더러는 방송을 통해서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와는 현격하게 달라진 풍속도도 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남녀 간 장거리 여행 문화도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밖으로 드러내지만 않을 따름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하는 요즘, 남녀 간 사랑의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동거라고 하면 '세상 창피하다'라며 펄쩍 뛰던 과거와는

달리, '그럴 수도 있다'라는 쪽으로 인식들이 시나브로 옮겨지고 있다.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싫든 좋든 마지막까지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했던 우리의 부모 세대와 달리 오늘날에는 이혼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박이 결혼'이란 말도 있듯이, 남녀가 한 지붕

아래서 같이 살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아무리 오랜 기간 연애를

했더라도, 연애와 결혼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도박'이 그나마 '덜 위험한 도박'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면에서 동거 제도가 좀 더 합리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나라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관습이 존재하기에, 우리 사회도

유럽처럼 동거 제도가 일반화될 날이 도래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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