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그들의 표정은 왜 밝지 못할까? 본문
아침 일찍 일터로 향하다 보면 꽤 이른 시각임에도 출근길에 나서는 직장인들을 종종 본다.
거리가 먼 직장까지 오가는 통근버스를 타기 위함인 경우가 많다.
직원들을 위해 통근버스를 운행할 정도면 제법 규모가 있는 기업일 것이다.
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는 그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지 않고 처져 있다.
이 나라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꿈꾼다.
어렵사리 들어간 직장을 나오는 것이 꿈이라니, 무슨 뜬금없는 얘긴가 싶을 것이다.
어느 직장이든 처음 얼마간은 좋을지 모르지만, 낯선 업무에 익숙해지고
나면 특별한 변화 없는 같은 날의 연속이다. 일요일 저녁이면 다음 날부터 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못하다.
내 일이 아닌 남의 지시에 따라 하는 일이다 보니 만족도가 높을 리 없다.
언젠가는 사표를 내고 나가 보란 듯이 내 사업을 시작하겠노라고 다짐한다.
이는 대기업이라 해서 더 낫고, 중소기업이라 해서 못하다기보다는
규모와 상관없이 직장인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심정이다.
그러나 다짐은 단지 생각으로만 머물 뿐, 실천으로 옮겨지는 비율은 높지 않다.
나가더라도 '보란 듯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이들이 있는 반면, 오히려
직장에 있을 때보다 못해 자신의 '경솔한 선택'을 후회하며 혼자서 냉가슴을 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성격상 조직 생활이 더 적합하고 그 안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조직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해도 자기 사업을 통해 잠자던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도 있다.
아나운서 출신의 작가가 쓴 책을 읽고 있다.
그녀는 국내 유수의 방송사에서 10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독립했다.
이후 여행 작가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날개를 단 듯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 능력의 소유자가 어떻게 조직 생활을 견딜 수 있었는지 궁금할 만큼.
인간은 누구나 남의 지시를 받는 걸 싫어한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면 그것이 아무리 힘들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지만,
아무리 쉬운 일도 타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거라면 흥이 나지 않는다.
직장인들의 고민과 애환은 바로 그런 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남이 결과가 좋다고 해서, 자신 역시 같을 거란 예단은 금물이다.
학교 때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똑같은 교사 밑에서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내용으로 수업을 들었음에도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치러 보면 결과는
다 같지 않다는 것을. 그것이 세상사요, 능력의 차이인 것이다. 방송 환경의
변화로 점점 더 많은 아나운서 출신들이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하지만,
그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던바의 수(Dunbar's number) (5) | 2024.08.09 |
---|---|
여름이면 생각나는 음식 (8) | 2024.08.08 |
성장기의 두 그림자 (6) | 2024.08.05 |
승자만을 기억하는 세상이기에 (6) | 2024.08.02 |
범사에 감사하는 삶 (7) | 2024.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