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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유감

자유인。 2024. 8. 26. 05:21

 

 

 

선배 아들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평소에 이런저런 활동이 많은 분이라 방문객이 꽤 많았다.

과거보다는 대폭 줄였다는데도, 그동안 쌓아 놓은 인맥 덕분인지 여전히 넘쳐났다.

 

결혼식마다 개성 넘치는 저마다의 풍경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서는 가장 먼저 양가 혼주 내외가 각각 손을 잡고 입장했다.

그런 연후에 다 함께 무대에 서서 참석한 하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이런 형식은 처음 보는 광경인데 참 보기가 좋았다.

 

신부 아버지는 다시 빠져나와 딸의 손을 잡고 입장을 한다.

주례가 없는 것은 물론이요, 그 흔한 혼주의 덕담 순서도 없이 신랑이 신부에게 전하는 말로 대신한다.

이어서 선배와 친분이 있는 유명 가수와 신랑의 축가가 더해지며 막을 내린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나서서 결혼식 전반을 주도한 반면,

최근 들어서는 부모는 뒤로 빠지고, 신랑 신부가 모든 걸 계획하고 주도한다.

어느 집 할 것 없이 판박이 같던 틀에서 벗어나게 된 것도 그 덕분이다.

긍정적이면서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한 가지 유감이라면 참석한 하객 중 많은 이들이 혼주에게 인사만

하고 결혼식 자체는 처음부터 아예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들어가도 앉을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나 또한 같은 입장이었음에도 끝까지

서서 지켜봤는데 한 번쯤 생각해 볼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결혼식은 마치 혼주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이 전부인 듯한 경우가 적지 않다.

나중에 만나면 그런 것들이 다 대화의 소재가 될 텐데, 단순히 봉투 전하고 밥 먹은 얘기만 할까?

형식 면에서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내용도 함께 그에 발맞춰 나아갈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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