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아는 척하지 않기 본문
어느 장소에서나,
어느 주제에 대해서나
할 말을 다하는 자는 불행한 자이니,
말하고 싶을 때마다 세 번을 더 깊이 들어라.
- 구본형의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중에서 -
현직 시절 동료 중 한 사람은 모르는 것이 없었다.
여럿이 모여 대화를 하다 보면 어떤 화제가 등장하든 예외 없이 본인의 목소리를 드높이곤 했었다.
정말로 그는 다방면에 걸쳐 남들보다 지식이 풍부해서 그랬던 걸까?
세상에 무엇이든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아는 것만 알 뿐이다. 나 또한 일부만 제한적으로 알 뿐,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한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한 적도 없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것을 자인하는 순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게 되면 더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리는 것과 같다.
본인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다 보니 불필요하게 말이 많아진다.
경청할 줄 모르고 본인의 말만 앞세우면 적이 많아진다.
모른다는 건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남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해 할 필요도 없다.
질문은 오히려 대화의 중요한 시발점이 되어 관계 증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는 척하면 그 순간은 잠시 뿌듯할지 모르지만, 실체는 곧 드러나고 만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자.
우리는 말하면서 배우기보다 들으면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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