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그곳에 가면 - 경북 상주 경천대 본문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걸 알게 된 건 사진을 가까이하면서부터였다.
그전까지는 어디를 가도 그저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였는데, 사진을 알게 되면서
주변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습관은 블로그 글쓰기를
하면서 더욱 깊이 뿌리를 내렸다.
무릇 자연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의 변화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느낌은 한층 배가된다. 사계절 중 내가 꼽는 최고의 풍경은
단연 가을이다. 봄이 청춘이라면 가을은 완숙의 계절이다.
미당의 시('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것처럼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 내 누님 같은' 계절이
곧 가을인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어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 하나가 있다. 바로 경북 상주에
있는 경천대擎天臺라고 하는 곳이다. 한자어를 그대로 풀이하면 '하늘을 떠받드는 곳'
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가 드라마로 방영되었을 때
등장했던 촬영지이기도 하다.
굽이치는 낙동강을 끼고 출렁이는 황금 들녘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그동안 여러 차례 찾았지만, 단 한 번도 기대했던 풍경을 제대로 만난 적이 없었다.
이곳의 백미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가을 들판인데, 갈 때마다 설익었거나
가을걷이가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마침내 내가 바라던 경천대의 가을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타이밍이 안겨다 준 선물이었다. 날씨까지 도와주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어찌 된 일인지 이날 하늘은 시시각각 표정을 바꾸며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경상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 가다 (2) | 2023.10.28 |
---|---|
어느새 또 그리워지는 그곳 (0) | 2023.10.24 |
상주 화북 나들이 (0) | 2021.11.22 |
경주 보문호 둘레길 (0) | 2021.10.06 |
남녘에서 부는 봄바람 (0) | 2021.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