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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상차림 본문
우리가 일상에서 주로 먹는 한식은 반찬 가짓수가 많다 보니 테이블 공간이 늘 부족하다. 가정이라면 좀 덜하겠지만, 음식점에 가면 현실로 다가온다. 대체로 손님들은 반찬이 몇 가지인가를 기준으로 식당의 등급을 매기는 경우가 많다. 가짓수가 많으면 가성비 좋은 집, 그렇지 않으면 '별로'인 집이다. 그러다 보니 주인 입장에서는 한 가지라도 반찬을 더 준비하느라 바쁘다.
문제는 테이블 크기에 비해 반찬 가짓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새로운 반찬이 나오면 놓을 자리를 따로 만들어야 하니 부산하기 이를 데 없다. 테이블을 좀 더 큰 것으로 비치하면 되겠지만, 주인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없다. 테이블 수는 곧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 어느 식당에서 이색적인 상차림을 발견했다. 이 집은 칼국수, 보쌈, 족발 등을 주메뉴로 하는데, 점심시간에 한해 '곤드레 정식'을 판다. 이 메뉴를 주문하면 사진과 같은 상차림이 등장한다. 중간에 보쌈이 놓이고 주변으로 반찬 8가지가 담겨 있다. 보쌈 아래로는 먹는 동안 고기가 식지 않도록 가열하기 위한 버너가 켜진다.
곧이어 메뉴 이름에 걸맞게 곤드레 솥밥과 국이 따라 나온다. 테이블 공간도 크게 차지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반찬이 나오면 없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번잡함도 없다. 아마도 저 용기는 자신들의 용도에 맞추어 특별히 주문 제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음식점을 다녀봤지만, 이런 특이한 용기를 본 건 처음이다. 주인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우리 상차림의 반찬 가짓수를 대폭 줄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무척 흥미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데서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며칠 충전 기간을 거친 후 1월 31일(금)부터 글쓰기를 재개하겠습니다. 즐거운 설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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