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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는 누가 정하는 걸까?

자유인。 2025. 2. 27. 05:44

 

 

예로부터 우리 사회는 순위를 정하는 걸 유난히 좋아했다. 학교 성적은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에서 O 번째로 높은 건물', '세계에서 O 번째로 긴 다리' 등 어디든 순위를 부여하며 그 위세나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하곤 했다. 그런 심리는 요식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길을 오가다 보면 '전국 O 대 짬뽕', 'OO 3 대 곰탕집', 'OO 5 대 냉면집' 등의 홍보 문구를 더러 접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궁금증이 인다. 저 순위는 도대체 누가 정하는 걸까,라고. 그에 비하면 'KBS, MBC, SBS 어느 방송에도 안 나온 집' 같은 문구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여기서 'O 대(大)'의 '대'는 규모의 크기보다는 음식을 잘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운동 경기라면 모든 단체가 참가하는 대회라도 있어 그를 통해 최고의 자리를 가린다지만, 음식은 그런 순위를 다투는 과정이 없다. 홍보 목적으로 어떻게든 방송을 이용하려는 이들이 있는 반면, 방송으로 인해 오히려 이미지가 훼손된다며 애써 기피하는 주인들도 적지 않다.

 

대외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숨은 고수들이 전국 곳곳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려면 전국이나 지역의 모든 요식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하게 순위를 가리는 과정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런 대회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홍보 문구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OO 대회 3위 입상자', 'OO 대회 우승자', ' OO에서 가장 오래된 집' 등의 문구는 얼마든지 수긍이 가능하다. 게다가 사람들의 입맛은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특정 음식에 관한 평가를 함부로 일반화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은 홍보 문구는 소비자에 대한 현혹과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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