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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즐기는 해외여행 (10) - 일본 가정식

자유인。 2025. 5. 2. 04:15

 

 

늘 먹던 음식 말고 무언가 색다른 음식이 없을까 싶어 습관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많지는 않아도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외국 음식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중 가까운 이웃 나라인 일본 음식점은 자주 오갈 수 있다는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지 중국 음식점 못지않게 자주 눈에 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 가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도 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 음식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깔끔하면서 단출해서 좋다. 내가 일본 음식을 정식으로 접한 건 일본에서였다. 오래전 일이라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당시 동경 나리타 공항에서 먹었던 쌀밥의 강렬하고 황홀한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얼마나 윤기가 흐르고 감칠 맛이 나던지, 밥만으로도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그때 처음으로 경험했다.

 

또 하나 내 눈길을 끌었던 건 메뉴판이었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 요식업소에서 메뉴판을 외부로 비치하는 건 금기에 가까웠다. 내부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유출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음식을 얼마에 판매하는지 몰라 식당 앞에 서서 들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영업장 바깥에 해당 음식의 사진과 함께 이름, 가격 등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비치하고 있었다. 손님 입장에서는 입장하기 전에 미리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나 우리나라 음식점에서도 비로소 메뉴판을 하나 둘 밖으로 비치하기 시작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내 눈에 일본 가정식 전문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살펴보니 내가 사는 인근에 한 곳도 아닌, 두 곳이나 있었다. 관심이 없어 눈에 띄질 않았던 건지, 최근 들어 생긴 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일단은 먹어봐야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이날 주문한 음식은 야키토리동やきとりどん 정식과 카이센동かいせんどん 정식. 도대체 무슨 음식인지 몰라 현대판 척척박사인 ChatGPT에게 물어보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ChatGPT는 멀게만 느꼈었는데, 막상 써보니 이보다 편리한 게 없다. 네이버나 다음보다 훨씬 간편하고 빠르다).

* 야키토리동やきとりどん : 구운 닭고기やきとり를 밥 위에 얹은 덮밥どん(돈부리)

* 카이센동かいせんどん : 신선한 해산물かいせん을 밥 위에 얹은 덮밥どん 이라고 알려준다.

 

똑같지는 않지만, 그동안 일본 음식은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해서 종종 즐기던 편이라 거부감보다는 익숙함에 더 가까웠고, 맛 또한 긍정적이었다. 동행한 아내 역시 집에서도 이렇게 차려서 먹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전에 없던 외국 음식점이 점차 늘고 있는 건 그만큼 수요층이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수도 많아졌고, 해외로 떠나는 여행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현지에 살다가 들어온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그에 대한 문턱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