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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즐기는 해외여행 (5) - 스페인 음식 본문
오전 일과를 마친 어느 날 불현듯 색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졌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먹어야겠다는 것보다는 평소 접해 보지 못한 외국 음식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직접 현지에 가지 않고도, 음식만으로도 해외여행의 기분은 얼마든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색을 하다 보니 서울 이태원이 떠올랐다. 이태원은 이방인 유동 인구도 많고, 다른 어느 동네보다 다양한 외국 음식점이 있어 상대적으로 선택지가 넓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내가 도전해 보기로 한 메뉴는 스페인 음식이다. 스페인 하면 세계 건축의 거장인 안토니오 가우디를 비롯하여 투우, 플라멩코 등이 언뜻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특히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일본의 모리시타 선수와 마지막 순간까지 불꽃 튀는 각축전을 벌인 몬주익 언덕도 잊을 수 없다.

내가 찾아간 음식점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가까웠다. 상호(Bar)에서 느껴지듯이 술을 위주로 파는 곳이지만,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다녀온 이들의 평가가 꽤 긍정적이어서 선택하게 된 곳이었다. 영업은 오후 3시에 문을 열어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진다.

스페인 음식에 관한 지식이 없어 종업원에게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하니 대표 음식이라며 빠에야를 권한다. 빠에야 .. 방송을 통해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그가 권하는 대로 스페인 대표 선수를 만나보기로 했다.

'해산물 토마토 빠에야'.. 언뜻 보면 우리네 죽이랑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색다른 맛이다. 쌀을 기본으로 각종 해산물을 가미한 것인데, 식초 향 같은 것이 약간 느껴지면서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먹어본 이들의 평가가 괜찮았던 '감바스 알아히오'.. 올리브오일에 새우와 마늘을 가미해 만든 것으로 빵이 곁들여진다. 경험자들의 공통된 평가가 맛은 좋은데 양이 적다는 것이었는데, 나로서는 빠에야가 있어서인지 적당한 양이었다. 이 역시 맛있었다.

스페인 술을 하나 추천해 달라 했더니, 대표 맥주인 에스트렐라를 권한다. 현지에서 인기가 좋다는데, 향도, 맛도 다 괜찮았다. 이런 외국 맥주를 마시면서 느끼는 건 우리나라 맥주가 확실히 맛이 없다는 점이다. 맛에 대한 감별 능력이 부족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우리네 맥주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한국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외국인들의 평가가 일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처음 도전해 본 스페인 음식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경험은 곧 자신감을 잉태한다. 낯선 음식, 낯선 문화를 처음 접하게 되면 망설임과 두려움이 앞서지만, 한 번이라도 경험치가 쌓이게 되면 이전보다 접근성은 한결 수월해진다. 이태원에는 다양한 외국 음식점들이 포진해 있어, 국내에서 해외여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멕시코, 아프리카 등의 음식에도 하나씩 도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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