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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그곳에 가면 - 인천 장수동은행나무

자유인。 2025. 11. 7. 05:00

작년에 우연한 계기로 장수동은행나무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길로 곧바로 달려갔더니, 때마침 단풍도 절정인 데다 빛마저 좋아 타이밍이 절묘했었다. 이처럼 가까이서 멋지고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흥분하기도 했었다.

 

장수동은행나무는 정부 지정 천연기념물로, 수령은 약 800년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전국의 장수 은행나무들이 대부분 자동차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는 외진 곳에 있는 데 반해, 장수동은행나무는 드물게 대중교통으로도 닿을 수 있는 위치(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 63-6)에 있어 가볍게 나들이 삼아 다녀올 만하다.

 

다음 세 장의 사진은 지난해 이맘때 촬영한 풍경이다(촬영 : 2024. 11. 16).

 

 

 

11월 들어 본격적으로 단풍이 무르익기 시작하면서 불현듯 장수동은행나무가 생각났다. 아직 거리의 은행잎이 완전히 물들기 전이어서 긴가민가하긴 했지만,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어 답사 겸해 한 번 다녀오기로 했다. 

 

예상했던 대로 아직은 다소 설익은 상태였다. 작년 촬영 시점과는 꼭 열흘 차이 (2024/11/16 vs 2025/11/06)가 나니까, 올해도 시기 면에서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듯하다. 지금 상태로 보아 다음 주(11/10 ~ ) 초중반쯤이면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산모가 열 달이라는 기간 동안 태아를 뱃속에 품은 후 극심한 산고 끝에 새 생명을 세상에 내보내듯, 단풍 역시 짧은 이 순간만을 위해 일 년을 인내하며 준비한다. 일찍이 김영랑 시인은 그랬다.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라고.

 

그저 바라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장수동은행나무의 단풍 또한 이 순간이 지나면 또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이 계절의 정취를 부지런히 발품을 통해 즐겨야 할 의무가 있는 건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