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본문

외가 형님이 사과를 보내왔다. 얼마 전 먹거리를 좀 보냈더니 그냥 받고만 있기에 미안했던 모양이다. 형님은 지방에서 과수 농사를 짓고 계신다. 자주는 아니어도 어쩌다 들를 때면 자동차 트렁크가 넘칠 만큼 무언가를 싸 주신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나대로도 그냥 있기가 미안해 이따금씩 소박하게나마 마음의 표시를 하는 것뿐이다.
혹자들은 말한다. 서로가 부담이니 차라리 안 주고 안 받는 게 상책이라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런 문화도 이제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그렇게들 살아간다. 이론상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지난 시대의 문화를 경험했던 나로서는 그렇게만 살면 사람 사이가 너무 삭막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너무 자주 할 수도 없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주고받는 이런 문화는 부담보다는 서로 간 정으로 이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아무리 고마운 마음을 지니고 있어도 표현되지 않는 마음은 의미가 없다. 말로만 하는 인사 역시 왠지 민망하다. 그럴 때 무언가라도 보냄으로써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받는 상대방에게도 한결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어느 동네에 새로 이사를 가면 '전입 인사'라는 명목으로 떡을 해서 집집마다 돌리던 풍습이 있었다. 그러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안면을 트곤 했었다. 내 옆집이나 앞집에 누가 이사를 왔는지도 그런 과정을 통해 금세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어느 집이 이사를 오고 가든 관심은커녕 이웃의 인사를 도리어 부담스러워하기까지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나간 아날로그 시대의 문화가 나로서는 여전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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