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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남을 도우려 애쓰지 않아도

자유인。 2026. 4. 1. 05:00

 
 

지인과 밥을 먹으며 들은 이야기다. 어느 날 누가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나갔더니 한 시간이 넘도록 본론은 꺼내지 않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만 늘어놓더란다. 그러다 말미에 어렵게 꺼낸 말이 돈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금융권 대출이 가능한데, 왜 사적으로 돈을 빌리느냐고 했더니 이미 대출 한도가 다 찼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탁을 한 상대방은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요직을 지낸 인물이라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요체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일찍부터 남에게 신세 지는 걸 철저히 경계했다. 살다 보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도래하는 뜻하지 않은 국면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가급적 모든 걸 내 능력 범위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돈 문제에 관한 한 더욱 그랬다. 금전 문제로 얽히고 난 뒤 그로 인한 결과가 긍정적이었던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문은 인생을 하나씩 정리해야 할 나이에 그 많은 돈이 왜 필요할까,라는 것이었다. 금융권 대출마저 막히고 남에게 손까지 벌릴 정도면 액수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그 정도의 금액이면 사업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 젊을 때야 그럴 수도 있다지만,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는 퇴직 후의 삶을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로 했다. 단순히 결심으로만 그치지 않고, 오랜 세월 가장의 무게 때문에 양보해야 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언제까지 일만 하다 가는 건 나에 대한 '도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자유로운 삶이란 오직 여유 있는 자들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마음먹기 나름이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그것에 맞춰 살게 되면 누구나 실천 가능한 일임을 나 스스로 몸소 경험을 통해 확인했다. 
 
아름다운 인생이란 인간이면 누구든 자유로울 수 없는 탐욕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애꿎은 남의 인생까지 볼모로 잡는 행위는 더더욱 곤란하다. 잊지 말 일이다. 굳이 남을 도우려 애쓰지 않아도, 나 하나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이웃을 돕는 길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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