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일그러진 양심 본문
너도 나도 '사진작가'인 시대.
심미안만 있다면 손에 든 스마트폰만으로도
얼마든지 괜찮은 '작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사진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만큼
사진가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언젠가 강원도 정선의 동강할미꽃을 찍는
사진 동호인들이 '작품'을 위해
함부로 자연을 훼손한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이는 비단 정선뿐만 아니라
지금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노루귀가 꽃을 피우는 시기이다.
근래 들어 이 꽃을 촬영하는 사진 동호인들이 부쩍 많아졌다.
야생화 사진은 원 상태를 보존하는 가운데
촬영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몰지각한 사진 동호인들은
자신만의 '그림'을 위해 꽃을 싸고 있는 나뭇잎과 흙을 들어내는 것은 물론,
근처의 이끼를 가져다 배경으로 연출하는 이들이 허다하다.
심지어 물뿌리개까지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
꽃도 엄연한 하나의 생명이다.
말하지 못하는 생명이라고 함부로 장난을 쳐도 되는 것일까.
그렇게 해서 자손만대에 길이 빛낼 '세계적인 작품'이라도 건지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한들, 그런 '작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진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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