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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주인 되는 길

자유인。 2022. 5. 14. 10:35

직장 생활을 할 때 가장 큰 고역 중의 하나는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들과 밥을 먹으러 가는 일이었다.

 

더 큰 고역은 먹고 싶지 않은 메뉴를 타의에 의해 억지로 먹어야 할 때였다.

 

그보다 더 큰 고역은 누군가 끝도 없이 늘어놓는

재미없는 사설에 '마치 재미있다는 듯' 억지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계급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감정을 가감없이

노출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나는 외부 약속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는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찾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밥을 먹으러 가곤 했었다.

 

우리 사회에서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은 친분 표시의 일환이지만,

조직 내에서의 그것은 친분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함부로 내색을 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조직 생활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건이 닿는 한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의지에 따른 자유를 향유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조직은 개인의 삶이나 미래를 걱정해 주지 않기에,

하루 중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터에서 언제까지 타인의 장단에만 맞추는 것은, 

'감정 노동'에 의한 '자아의 상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의 발로였던 것이다.  

 

퇴직을 한 뒤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개인의 친분과는 거리가 먼 이들과 먹고 싶지도 않은 메뉴를 억지로 

먹어야 하는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목사님의 지루한 설교'를 들으며

더 이상 표정의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인간은 타의가 아닌 자유 의지에 따라 무언가를 할 때 비로소 행복감을 느낀다.

아무리 힘든 일도 스스로 내켜서 하는 일은 힘든 줄을 모르지만,

타의에 의한 일은 아무리 쉬운 일에도 급격히 동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퇴직 후 갑작스레 우울감이나 무력감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그들에게는 지금껏 오로지 일에만 매몰이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르고 늦고의 차이일 뿐 누구에게나 은퇴의 순간은 찾아온다.

지금 누리는 그 시간이 영원할 거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들 역시 같은 감정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내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유 의지에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진정한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그 길은 아무도 일러주지 않는, 스스로 준비해야만 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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