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그곳에 가면 - 서울 세종로 + 경복궁 본문
대한민국의 오랜 수도답게 서울은 교통, 문화 등 모든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전국 어느 도시를 가 봐도 이만한 곳이 없다.
단점이라면 면적에 비해 인구가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오랜만에 광화문 나들이에 나섰다.
서울시청 건물이다. 왼쪽이 신청사,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구청사이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매번 같은 의문이 반복되곤 한다.
디자인 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에서 건물을 지어도 저렇게 지었을까 싶어서다.
신청사는 어느 유명 외국 건축가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건물 하나만 놓고 본다면 그런대로 봐 줄 만하다.
하지만 앞에 있는 구청사와 함께 보면 부조화도 저런 부조화가 없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미적인 측면에서 볼 때 도무지 후한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는 대한성공회 서울 대성당이다.
유럽풍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짙게 느껴진다.
영국인 건축가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에 한국 전통 건축 기법을 가미했다고 한다,
광화문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민족의 자랑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다.
온갖 모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나라를 위해 마지막까지 혼을 불사른 그의 위대한 정신은
오늘날의 위정자들이 본받을 일이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외국 어느 도시를 가든 역사적 인물의 동상이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순신 장군의 동상 역시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세종대왕 동상.
건립 당시만 해도 어딘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
광화문 광장의 디자인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할쎄'.
그의 노력 덕분에 우리 고유의 문자와 말이 생겨난 걸 생각하면 두고두고 감사할 일이다.
이날 광화문 나들이에 나선 주된 목적은 새로이 복원된 경복궁 월대를 보기 위함이었다.
월대라 함은 건축물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궁궐 등의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돌층계를 이르는
말인데,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고 왕과 신하들이 그곳에서 행사를 관람하는 용도로 쓰였다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돌층계가 바로 월대이며, 이전까지만 해도 그곳은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였다.
1995년 경복궁 앞을 가로막고 있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허물면서
본격적인 복원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월대 복원도 그 작업의 일환이다.
본래 광화문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곳인데,
웬일인지 내가 간 날엔 사람들이 너도나도 그곳으로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다.
알고 보니 5월 17일을 기해 기존의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기념으로 궁궐을 무료 개방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보 223호로 지정된 근정전.
경복궁의 중추적인 건물로 외국 사신을 맞이하거나 국가 의식을 치르는 용도로
쓰였다고 한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근정전의
포토존은 이 방향이 가장 좋으며, 왼쪽으로 인왕산, 오른쪽으로 북한산을 배경으로
잘 잡으면 비교적 만족도 높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고 한다.
왕과 가족들의 휴식 장소로 이용되었다는 향원정이다.
경복궁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계절마다 특색 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외국 사신이 오면 접대를 하고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
그동안 내부는 관람이 금지되었었는데, 유홍준 박사가 문화재청장으로 있을 당시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했다. 상시 개방이라기보다는 건물 보호를 위해
제한적으로 개방을 하고 있다.
경복궁은 서울에 남아 있는 5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가.
훼손된 경복궁의 옛 모습을 복원하기 위한 작업을 무려 30년 가까이 계속해 오고 있는
우리 정부의 노력은 박수를 보낼 만하다. 땅에서는 볼 수 없지만, 항공사진을 통해
경복궁의 전경을 보게 되면 비로소 제대로 된 궁궐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엄밀히 말하면 지금의 청와대 자리도 경복궁의 뒤뜰에 해당하는 것으로 경복궁의
보다 완전한 복원을 위해서는 그것조차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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