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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인체의 공통점

자유인。 2024. 7. 29. 09:18

 

 

 

정산 지연 사태로 말썽을 빚고 있는 이커머스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내용인즉,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하는 플랫폼 회사가

소비자로부터 받은 대금을 판매자에게 제때 정산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일주일 단위로 정산을 해주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한 달, 두 달씩 미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때 정산을 해주지 못한다는 건 그럴 만한 자금이 없다는 뜻이고,

자금이 없다는 건 본래의 목적 이외 엉뚱한 곳에 유용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플랫폼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판매자의 자금 흐름이 막히게 되고,

자금 흐름이 막히면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여기서 굳이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상당수 사건의 원인은 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돈은 필요한데 가진 건 없다 보니 남의 것을 빼앗거나 훔친다든지,

마땅한 직업이나 기술이 없어 부당한 방법으로 남에게 사기를 치다든지,

충분히 먹고살 만한 데도 욕심에 눈이 멀어 필요 이상의 검은 돈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한편에서는 돈의 씨가 말라 하루하루 연명이 힘든 상태이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필요 이상의 돈이 들어오다 보니 관이 포화 상태가 되어 터지게 된다.

 

이는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 방식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성인이 되어 걸리는 대부분의 병은 혈관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인간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피가 혈관을 타고 정상적으로 돌아야 하는데

어느 한곳에서 막히거나 터지게 되면 인체는 그 즉시 기능을 잃고 만다.

 

현대인이 생계를 이어가는 형태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오늘날의 대세는 구멍가게는 독자생존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어떻게든 대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갑과 을의 구분은 갈수록 더욱 뚜렷해지고, 을은 갑이 가벼운 재채기만 생명이 위태롭다.

그럼에도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건 그것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란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일 것이다.

 

영어에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이 있다.

수익이 크면 클수록 잘못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다윗이 골리앗에게 목을 매면 혼자 하는 것보다는 고수익이 보장될는지 모르지만,

아무 때나 갑의 횡포에 휘둘릴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모 기업의 잘못된 경영으로 절박한 현실에 직면한

힘없는 판매자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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