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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도시에서 만나는 일몰

자유인。 2025. 2. 9. 05:54

 

 

카메라를 습관처럼 휴대하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 색다른 풍경을 만날지 모르니 그것들을 때맞춰 잡기 위해서다. 눈앞에 좋은 그림이 있는데 카메라가 없어 놓친다면 두고두고 미련이 남을 것이다. 휴대폰이 있다지만, 셔터 속도도 느리고 화질도 한층 떨어져 단순 촬영 목적 이외에는 잘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나는 순간은 좀처럼 드물다. 이를테면 갖고 다니는 카메라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드는 보험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사고가 안 나면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어쩌다 사고라도 발생하면 보험 들어놓기를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생일을 맞은 아들네 집에 갔다가 근처에 새로 생겼다는 코스트코 청라점에 들렀다. 청라국제도시는 인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선 신설 지구로 수도권에 이렇게 넓은 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규모가 방대하다. 아직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고 나면 송도국제도시 같은 면모를 갖추게 될지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그 안에 들어선 코스트코 청라점 역시 다른 여느 지점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일반 주택 지구와는 제법 떨어진 외진 곳이었는데도, 어디서들 오는지 인산인해에 가까울 만큼 방문객들로 넘쳐났다. 쇼핑을 마친 후 차에 짐을 옮겨 싣다 말고 서둘러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때마침 해가 막 넘어가고 있어 행여 그 순간을 놓칠세라 마구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여기가 정서진(강원도 강릉에 있는 정동진의 대칭 개념으로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 서쪽에 육지가 끝나는 나루터 -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인근이라고 했다. 가방에서 늘 잠만 자고 있던 카메라가 모처럼 '밥값'을 한 날이었다. 사랑이 교통사고라고 했던가. 언제 어디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날지 모르듯, 풍경 역시 그렇다. 쓸 일은 많지 않지만 늘 카메라를 휴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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