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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인천공항

자유인。 2025. 1. 15. 05:12

 

국내에서는 쉽게 체감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비행기를 타고 외국을 한 번 다녀오는 것이다. 세계를 다녀보면 우리나라 인천공항만큼 훌륭한 기반 시설을 갖춘 곳이 흔치않다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항 서비스 평가에 있어서도 여러 차례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 만큼 국제적으로도 널리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인천공항은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곳으로 2001년 3월에 개항했다. 그러나 문을 열기에 앞서 여론이 분분했다. 안개가 자주 끼는 지역이라 공항 입지로는 적합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실제로 개항 당시 직장 일로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려다 말고 짙은 안개 때문에 공중에서 한동안 선회를 계속하다가 여의치 못해, 포항까지 내려가 임시 착륙을 하고는 금세 또 이륙을 했다가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까스로 착륙한 적이 있었다. 이후 우려와는 달리 안개로 인한 문제는 특별히 없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인천공항에 다녀왔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풍경이다. 여기를 가려면 승용차나 공항버스로도 가능하지만,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열차는 대략 1시간, 급행을 이용하면 45분가량 걸린다. 제1, 제2 여객터미널은 취항 항공사별로 각각 구분이 되어 있는데, 제2 터미널은 제1 터미널에 비하면 규모나 이용 승객 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풍경이다. 체크인 카운터에도, 출국장에도 해외로 나가려는 이들로 넘쳐났다. 경기가 어렵다 하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인지 공항에 나가보면 그 말이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무엇보다 젊은 여행객들의 모습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잊을 만하면 이따금씩 인천공항에 한 번씩 나들이를 하는 편인데, 꼭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만 가는 곳이 공항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인천공항은 다른 어느 곳보다 훌륭한 문화 공간이다.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세계인들에게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장소인 만큼 시각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혹은 먹거리 면에서 양질의 요소들로 다양하게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보는 것만으로 우리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도 있다. 마땅한 나들이 장소를 정하지 못해 망설이고 있다면 인천공항을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 여행의 기분을 좀 더 제대로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면 근처 괜찮은 숙소에서 하룻밤 묵어보는 방법도 있다.

 

 

공항을 생각할 때면 떠오르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화장실 이야기다. 공항 화장실에 가면 위와 같은 경고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문구는 김포공항 시절부터 있었는데, 인천공항 화장실 역시 같은 문구가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붙어 있다. 올바른 양변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인데, 믿기 어렵지만 왼쪽 그림처럼 사용하는 이들이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비싼 경비를 들여가며 외국을 드나들 정도면 사는 형편도 그렇고, 어느 정도 의식이 깨어 있는 이들일 텐데, 저런 경고 문구가 필요하다는 자체가 나로선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직도 개화기 이전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해외 방문객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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