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아름다운 세상
그곳에 가면 - 강원도 철원 나들이 본문

강원도 철원은 경기도 포천과는 지척이다. 두 지역은 행정구역만 서로 다를 뿐 바로 이웃 동네라고 보면 된다. 앞서 포천 편에서 잠시 설명했던 한탄강의 독특한 지질구조를 철원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직탕폭포이다. 북한 평강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식어 굳어진 현무암 위로 오랫동안 물이 흐르면서 풍화와 침식으로 현무암 일부분이 주상절리를 따라 떨어져 나가면서 형성된 계단 모양의 폭포이다. 높이는 3미터에 불과하지만 너비는 약 80미터로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으면 장관이다.

북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원조' 나이아가라가 들으면 적잖이 불쾌해할지 모르지만, 일명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불리는 곳이다. 국내 전체를 통틀어 이런 형태의 넓고 큰 폭포는 여기가 유일하다. 한탄강의 독특한 지질구조 덕분에 탄생한 풍경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탕폭포 바로 위에 콘크리트 다리가 있어 미관상 보기에 별로 안 좋다는 민원이 많이 제기되었다. 그에 따라 기존의 다리를 철거한 후 보다 자연친화적인 돌다리를 새로이 설치한 덕분에 풍경이 이전보다는 한결 개선되었다.

한국전쟁 당시까지만 해도 철원은 북한 땅이었다. 해방 이후 소련군정 치하에 들어간 철원은 강원도 인민위원회(도청) 소재지가 되었고, 그들의 관공서로 사용하던 건물인 노동당사가 지금껏 보존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에서 남북한 병력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으며, 그때 생겼던 총탄과 포탄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한국전쟁 이후 철원군 일부 지역이 수복되면서 대한민국 땅이 되었다. 건물 뒤편 방공호에서 과거 조선노동당 당국에 의해 고문사를 당했던 이들의 유골을 비롯한 고문 도구 및 시설 등이 우리 군 병력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고 한다.

철원군 동송읍에 있는 고석정孤石亭이라는 곳이다. 고석정은 본래 신라 진평왕 때 한탄강 중류에 세워진 정자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그 일대의 협곡을 총칭하여 고석정이라는 지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1971년 강원도 기념물 제8호로 지정되었다. 경관이 아름다워 각종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수없이 등장한 곳이다.

고석정에는 홍길동, 장길산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의적이라 불리던 임꺽정이 이 일대를 근거지로 활동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앙 광장에는 임꺽정 동상이 세워져 있고, 주변 식당 이름에도 임꺽정이라는 간판을 단 가게가 많다.

돌아오는 길에 커피나 한잔하고 가자는 일행의 제안에 들른 철원 국도변의 한 카페. 들어서자마자 예사롭지 않은 실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인장더러 어떻게 카페를 이렇게 예쁘게 잘 꾸며 놓았느냐고 인사를 하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폭풍 자랑이 시작되었다. 본래 인천에 살던 부부는 6년 전 조각가인 남편의 작업을 위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고 한다.

'강원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곳에 가면 - 강원 양양, 강릉 여행(2) (5) | 2024.12.25 |
---|---|
그곳에 가면 - 강원 양양, 강릉 여행(1) (5) | 2024.12.23 |
속초 나들이(3) - 카페 (0) | 2022.03.26 |
속초 나들이(2) - 먹거리 (0) | 2022.03.26 |
속초 나들이(1) - 풍경 (0) | 2022.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