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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강원 양양, 강릉 여행(1) 본문
여행은 한 마디로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한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마음만 있다면 내 집 가까이에서도 얼마든지 여행의 기분은 즐길 수 있다. 평소 접하지 못하던 새로운 음식을 먹어본다든가, 우리네 음식이 아닌 낯선 다른 나라 음식을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여행의 기분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집 근처보다는 좀 더 멀리 떠나보면 효과는 한층 배가된다. 운전의 부담까지 벗어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오랜만에 강원도로 버스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동향인들과 함께였다. 서로 다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고향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만으로도 보다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성명을 하다 보면 어떻게든 이쪽저쪽으로 인연이 닿기도 한다.
휴식을 위해 잠시 멈춰 선 가평휴게소. 설경이 장관이었다. 떠난 여행지에서 내리는 눈을 실시간으로 마주한다는 건 복권 당첨만큼이나 확률이 희박하다. 억지로 타이밍을 맞출 수도 없고 전적으로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날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부풀기 시작했다. 누가 잡았는지 기가 막힌 택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도착한 양양 낙산사. 기대했던 눈은커녕 여기는 전혀 딴 세상이었다. 누가 말했던가. 대한민국이 좁다고. 최근 들어 지역에 따른 날씨 편차가 부쩍 심해졌다. 한쪽은 폭설이 쏟아지고 있는 반면, 다른 쪽은 청명하기만 한 하늘을 맞닥뜨리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양양은 포근한 날씨에 바람마저 잠들어 잔뜩 껴입고 간 외투를 벗어야 할 정도였다.
내가 난생처음 바다를 본 건 고교 시절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길에서였다. 우리를 실은 기차가 동해안 어디쯤을 달리고 있을 즈음, 갑작스러운 환호성과 더불어 아이들의 몸과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아이들도, 나도 바다는 태어나서 그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먹거리를 빼고 나면 속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거기에 반주 한 잔을 곁들이면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진다. 예약한 식당이 알고 보니 가족과 이따금씩 들르곤 했던 숙소 바로 근처라 괜한 반가움마저 느껴졌다. 타지에 가면 어디에서 무얼 먹을까도 적잖은 고민 중 하나인데, 이럴 때 관련 정보를 미리 알아두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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