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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 '호반의 도시' 춘천을 가다 본문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정의는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탈출'이다. 동네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는 있지만, 익숙한 환경에서는 더 이상 설렘을 느끼기가 어렵다. 눈에 익은 동네를 10바퀴 도는 것보다 낯선 타지로의 여행을 한 번 다녀오는 것이 기분을 전환하는 데 있어 한층 더 효과가 있다.
자주 다니다 보니 이제는 어디로 떠나는 일이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생각이 떠오르면 한치의 주저함이나 망설임 없이 그 즉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조건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그런 습관을 생활화하게 되면 인생 전체로 볼 때 적지 않은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기차를 타고 춘천을 다녀왔다. 예로부터 춘천은 '호반의 도시'로 불리었다. '호반'은 '호수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말로, '호반의 도시'라 함은 '호수 주변에 있는 도시'라는 의미다. 실제로 춘천에는 춘천호를 비롯하여 의암호, 소양호 등과 같은 대규모 인공 호수들이 많아, 이는 곧 춘천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다 같은 도시인데도 춘천 하면 왠지 낭만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서울에서 가까운데다 한때 학생들의 캠핑이나 나들이 장소로 꽤 인기가 있던 곳이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가요제가 한창 붐을 이루던 시절, 춘천에 있는 중도유원지 등에서는 그런 성격을 띤 가요제가 종종 열리기도 했었는데, 그만큼 청춘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였음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학창 시절에는 '춘천은 교육의 도시'라고 배웠던 기억도 난다. 강원대학교를 비롯하여 춘천교대, 한림대, 송곡대, 한림성심대 등 여느 도시에 비해 대학이 유난히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춘천은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가이자 <동백꽃>, <봄봄> 등의 작가로 유명한 김유정의 고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를 기리고자 춘천시 신동면에는 한국 철도 역사상 최초로 역 이름에 사람의 이름을 딴 김유정역(경춘선)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전철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ITX-청춘열차가 수시로 오가고 있어 다른 어느 도시보다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때마침 이날은 이른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사진을 즐기는 나로서는 한결 만족도가 높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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