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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휴일 오후

자유인。 2018. 6. 20. 14:01




어느 휴일 오후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를 지나던 중,

내 옆을 스치는 이의 모습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한동안 지역 건강 동호회를 통해 교류가 있었던 사람이었다.

순간, 아는 척을 해야 하나, 적잖은 고민이 되었다.


나와 동년배인 그는 못 본 사이 외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어 보였다.

당시 건강하고 활동성이 좋았던 그 사람은 어찌된 까닭인지 전동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 있었다.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같은 지역에 살던 친구 몇 명과 동호회를 결성했던 그는 아이디어도 많고, 활동성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기존 회원들과의 불협화음 끝에 창립을 주도했던 무리들과 동호회를 탈퇴하고 말았다.

자신들이 만든 모임이니 회장 역시 그들 중에서 계속 맡아야 한다는 본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나중에 영입된 회원들 중에서 후임 회장이 선출된 사태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인근에서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던 그들은 오래지 않아 또 다시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서로 간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틀리다거나 잘못된 것이라 단정짓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는 나와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적이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많고 많은 세상 사람들의 생각이 어찌 다 똑같을 수 있겠는가?

나의 생각은 조금도 양보하려 들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생각만 바꾸기를 강요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접점 없는 평행성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서로 다른 각자의 생각들이 모이고 모여

함께 타협점을 찾고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선행될 때

정한 우리 사회의 선진화도 한 발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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